나에게 1주일 제일 힘든 하루를 말하라 한다면 일요일이라 답할 것이고 나에게 1주일 제일 행복한 하루를 말하라 한다면 그 또한 일요일이라 답할 것이다.
매주 일요일 독박 육아를 하고 있는 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내 아들은 26개월이고 한창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3살 꼬맹이다.
매주 힘든 내색 풀풀 풍기며, 아들과 보내던 일요일이지만 오늘부터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보람차게 우리 아들과 보내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본다.
나에게 지난 2박 3일 제주 여행이 어떤 의미였을까? 나 자신과 우리 가족의 미래를 위한 블로그 도전 그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많은 변화가 있었던 여행이었음을 느끼고 있다.
오늘 내가 행복한 일요일을 보내고 있으니 두말하면 잔소리 아닌가? 우리 아들은 점점 잠이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8시 일어났는데 요즘 7시 그리고 어제는 더 일찍 일어났으니 말이다.
점점 기운이 넘치고 무럭무럭 자라는 아들을 보고 거울 속 내 모습을 비교해 보니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게 건강 아니겠는가?
아무리 돈 많고 가진 게 많아도 건강하지 않은 삶 너무 슬프다고 생각하며, 건강 관리를 위해 조금씩 나를 채찍질해본다. (내가 돈이 많고 가진 게 많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매주 일요일 친구와 자주 시간을 보내곤 한다. 친구도 2명의 아이가 있고 일요일 나와 똑같이 독박 육아를 하는 상황이라 자주 만나 시간을 보낸다.
같이 육아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정보도 공유하고 시간도 빨리 가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무엇보다 또래 아이들과 같이 어울리며, 많은 친구도 만날 수 있는 아들에게도 좋은 시간이 아닐까?
사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다. 내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소히 말하는 날라리였고 담배와 술을 일찍 시작했던 친구다. 나보단 일찍 결혼했고 늘 술, 담배와 함께였던 친구는 결혼 한 지금도 평소와 같이 늘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고 있다.
물론 공동육아라는 공통사로 일요일 자주 만나지만 늘 식사 자리는 술과 함께였던 자리가 썩 맘에 들지 않는 나였기에 늘 잔소리로 친구를 혼내고 있다.
얼마 전 이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친구는 고가의 드림카를 구입했다. 다들 알겠지만 요즘 차를 계약한다고 바로 출고되는 게 아니다.
인기 많은 차는 적어도 1년 이상을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친구도 마찬가지로 1년의 시간을 대기해야 했고 1년의 기다림이 싫어 훨씬 비싼 가격으로 상위 모델을 계약한 뒤 3개월 뒤 차량이 출고되었다.
비싼 가격인 만큼 정말 웅장하고 멋진 자동차였고 자연스레 내 차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살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어쨌든 오늘 친구는 나와 비슷하게 작은 변화와 다짐을 고백했다. 지난 수요일부터는 금주하기로 자신과의 약속을 했다는 것이었다.
물론 스스로 느끼고 좋은 경험을 통한 다짐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얼마 전 음주 운전으로 차량이 심하게 망가져 지금은 수리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 그전에도 250만 원을 들여 수리받은 경험이 있었다.
두 상황 모두 음주 운전이었기에 나의 폭풍 잔소리는 아낄 수가 없었다. 고집도 센 친구이기에 스스로 느끼고 다짐했으니 다행이지만 말하지 않아도 속상함이 느껴지는 표정이다.
중요한 건 마지막 사고에 대한 친구의 기억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혼자 사고를 냈고 다친 곳은 없었지만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다음날 그의 아버님을 통해 알았다는 사실이 너무 소름 끼쳤다.
적당히 마시면 약이 되는 술이지만 친구는 약이 아닌 독으로 늘 술을 마셨기에 이번 다짐을 통해 많은 변화가 생기길 바라본다.
친구 차는 이제 2,000km 주행한 아주 따끈따끈한 세차였고 지금은 찻값의 20%를 수리비로 사용할 만큼 많은 상처가 있는 차였다.
수리가 완벽히 되어 나오길 바라며, 다시는 음주운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친구를 보니 과거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었던 나를 떠올려 본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 가족을 위해 그리고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무책임한 나쁜 버릇들은 모두가 고쳤으면 좋겠다.
오늘의 주제는 음주운전도 아니고 친구의 변화도 아닌 내 스스로의 경각심이다. 이 세상에는 많은 상황들이 존재하고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나에게 변화를 가져올지 결정될 것이다.
꼭 내가 경험해야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많은 상황을 통해 나 자신을 멋지게 바꿀 수 있는 하루가 되길 기도해 본다. 오늘도 내 소소한 변화가 큰 아름다움이 되어 돌아오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