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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아닌 숲을 보기 위한 나의 작은 변화

sosohanmi 2022. 4. 25. 15:09

산 좋고 물 맑은 강원도 나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거래처 앞에 도착했다. 오늘은 춘천에서 일을 볼 예정이고 조금은 답답한 마음에 조금 일찍 집에서 출발했다.

 

나는 의료장비를 판매하는 영업사원이고 계약이 성사되면 장비 설치를 위해 거래처에 방문하여 제품 설치와 사용자 교육을 진행한다.

 

오늘은 춘천 4곳 보건진료소에 장비 설치가 있는 날로 첫 거래처와의 거리는 단 35분 평소보다 훨씬 여유 있고 느긋하게 준비를 하고 나올 수 있었다.


원래 계획보단 40분 늦게 잠에서 깨어났고 알람을 듣긴 했으나 조금 더 자고 싶었다. 어제 또 술 먹고 들어온 와이프 덕분에 나는 잠을 설쳤고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탓인지 꿈에서조차 나쁜 꿈들을 꾸었기 때문이다.

 

연애 때와 다르게 술자리에 가면 점점 연락이 늦어지는 와이프에 대하여 나는 점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듯싶다. 모든 가정이 내 상황과 같을 순 없겠지만 비슷한 유형들로 이렇게 이혼을 하는가 싶다.

오늘 아침 유튜브를 통해 이태원 클래스 명장면을 보면서 출근길에 올랐고 처음 드라마를 접할 때와 똑같은 감정과 감동이 밀려왔다.

 

물론 드라마 지만 내 인생도 드라마 주인공처럼 나 자신에게 스릴 있고 멋진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보통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저녁이 돼서야 글을 쓰는 게 일상이었지만 아무런 주제도 없는 아침 이렇게 글을 써보니 조금은 새롭긴 하다.

 

그래서 박세로이 가 나오는 이태원 클래스 명장면을 보게 되었을까?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 나는 어두운 얘기로 글을 시작했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지금 이 시간 이후부터는 행복한 생각들만 하기로 결심했고 오늘 저녁은 우리 아들 하원 시키는 날이기 때문에 아빠가 도착했을 때 그 누구보다 아빠를 위해 뛰어와 안겨줄 아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이 세상 제일 행복한 표정으로 지내보려 한다.

 

37년을 강원도 춘천에서 지내온 나지만 강원도 어느 곳을 가도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운 지역임은 틀림없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가오는 4월이다.

 

내가 오늘 납품할 장소는 산속 시골에 위치한 보건 진료소 4곳이다. 이동하는 내내 봄이 왔음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지 추웠는데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왔음을 내 차 에어컨 바람을 통해 알 수 있다.

어제저녁부터 아들 몸이 조금씩 뜨끈뜨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와이프에게 연락이 왔다. 많이는 아니지만 평소보다 조금 온도가 높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들이 열이 나고 아프면 우리 온 가족은 비상이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할 것 없이 모두의 일상이 바뀌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는 우리 부부이기 때문에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 자주 아팠던 우리 아들이기에 정말 마음이 속상하다. 차라리 내가 아플 수만 있다면 정말 좋으련만 불가능한 일이기에 아들이 아프면 내 마음도 찢어진다.


제발 무사히 지나가길 그리고 절대 코로나는 아니길 바라며, 간절히 기도해 본다. 사실 오늘 조금 일찍 출근한 이유는 예전에 친구가 선물해 준 책을 읽으려 했다.

 

운의 알고리즘이란 책으로 나에게 굉장히 유익하고 인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친구가 일 년 전 선물해 준 책이다.

 

정말 미안하게도 나는 책을 펴보지도 않았고 이제야 보려 했으나 오늘은 조금 여유를 가지고 블로그를 쓰며, 내 나름 중요한 일부터 하나씩 해결하려 한다. 그리고 내 결정이 오늘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다. 

 

나는 지금 거래처 근처 산자락에서 글을 쓰고 있고 앞에는 산과 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요즘 나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안목을 키우려 한다.

다른 건 몰라도 37년 지금까진 나무만 보려 했던 나였기 때문이다. 인생은 정말 길지만 나는 항상 짧게만 보려 했던 것 같다. 누구보다 빨리 가 길 원했고 늘 함께보다는 혼자가 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인생은 굉장히 긴 마라톤과 같을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지금부터 멀리 가기 위에 숲을 보는 눈을 깨우치려 한다.

 

내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적어도 내 이름이 나왔을 때 현명하다는 칭찬이 먼저 나올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부터라도 내가 아닌 우리를 위해 조금씩 배려하면서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를 찾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