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 경험에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
구름 한 점 없이 너무나도 화창한 어느 불타는 금요일 평소와 같이 깔끔히 정장을 입고 나는 오늘도 출근길에 오른다.
금요일이란 이유 단 하나만으로 나의 마음은 설레고 표정마저 밝아지는 건 나에겐 당연한 결과다. 나는 결혼 3년 차에 접어들었고 남들이 말하는 사고 쳐서 결혼한 케이스다.
연애 기간도 짧았고 결혼 후 신혼을 즐기기도 전에 나는 육아에 돌입했다. 물론 누구나 겪는 일이겠지만 조금만 더 신혼을 보낼 수 있었다면 지금처럼 아쉽진 알았을 텐데 말이다.
그런 이유에서 일까 나는 아직도 결혼했음을 잊은 채 금요일만 되면 누구보다 설레고 흥분된다. 물론 그 설렘과 흥분은 퇴근 전까지만 허락된다.
그래도 결혼 전 늘 금요일은 뜨거웠음을 다시 한번 떠 올려보며 오늘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오늘은 출근과 동시에 카페에 들렀다.
평소 같으면 밀린 서류 업무와 거래처에서 요청하는 자료를 메일로 주고받으며, 바쁘게 서류 작업을 했을 테지만 지금은 나의 다섯 번째 블로그 이야기를 적고 있다.
오늘은 금요일이니깐 조금은 여유를 부려도 되지 않을까 하는 나만의 합리화를 하며, 나의 미래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조금이나마 활용해 본다.
큰 변화란 작은 행동에서부터 오는 게 아닐까? 회사에서 알면 나를 혼내겠지만 나는 내 나름의 생산성 있는 그리고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 믿어 의심치 않다.
사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따로 있다. 얼마 전 내 생일을 맞이하여 와이프가 조금씩 모아둔 생활비로 내가 너무나 원했던 선물을 사주었고 나는 그 선물을 오늘 처음 착용하고 출근했다.
6년을 넘게 차고 다녔던 벨트 너무 낡고 해져서 바꿔주고 싶었는지 내가 너무나도 원했던 브랜드의 좋은 벨트를 선물해 주었다.
사실 아까워서 지금까지 하지 못했지만 선물의 의미가 무엇인가 나는 오늘 처음으로 내 인생 제일 비싼 벨트를 착용하고 행복한 출근을 했다.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나는 몽블랑 벨트를 입사 초기 때부터 사고 싶었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벨트 하나의 가격이 정말 비싸 다는 걸 알았기에 쉽사리 지갑을 열지 못했다.
솔직히 그다지 이쁜 것도 모르겠지만 몽블랑이라는 브랜드 하나만으로 내가 가지고 싶은 이유는 충분했다. 그렇게 내 직장 생활 10년 만에 처음으로 착용한 나의 드림 벨트다.
나는 자동 벨트를 선호한다. 더 이쁜 디자인의 일반 벨트도 많지만 자동 벨트에 편리함을 아는 사람은 아마 일반 벨트를 착용하긴 힘들 것이다.
그렇게 받은 몽블랑 벨트를 내 체형에 맞게 길이를 수선하고 멋지게 착용하는 순간 너무나 충격적인 현실을 맞이 하게 되었다.
그 어떤 벨트보다 두 배 또는 세배를 넘어 열 배까지도 비쌀 수 있는 내 드림 벨트가 실제 착용하는 방법이 너무나도 불편하고 어렵게 착용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알고 있는 자동 벨트란 일반 벨트보다 착용하는 방법과 착용감이 훨씬 편하기 때문에 나는 자동 벨트를 선호했지만 내가 선물 받은 이 드림 벨트는 내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착용감이 불편했다.
벨트를 매고 고정하는 방식이 일반 자동 벨트와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가격이 비싸면 당연히 편하고 좋을 것이란 나의 착각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선물 받은 벨트는 내가 10년 동안 갖고 싶었던 드림 벨트였기에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선물해 준 와이프에게 미안하지만 나의 불만을 푸념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와이프의 얼굴은 어두워지고 있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 세상 모든 제품에는 적정 가격이라는 게 있을 것이다. 내가 얼마 전에도 블로그에 모텔 관련 비슷한 내용의 글을 올렸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얘기를 할 수밖에 없다.
가격이 비싸다고 무조건 편하고 좋을 거라는 착각은 버려야 할 거 같다. 물론 품질은 그 어떤 제품보단 좋겠지만 실제 활용하는 부분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분명 있을 것이다. 오늘의 나처럼 말이다.
육상 선수에게 정말 비싼 고가에 등산화를 선물하고 훈련을 시킨다면 좋은 실력이 나올 수 있을까? 공사판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비싼 명품 구두를 선물하며 일을 시킨다면 편하게 신고 일할 수 있을까?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내 상황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격이 저렴하던 비싸던 내 상황에 맞는 제품을 구매한다면 그땐 그 가격 이상의 값어치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조심스레 느껴본다.
늘 비싼 것만 좋다고 생각했던 나도 오늘에서야 작은 깨달음을 느끼는 불타는 금요일이었다. 인생은 평생을 배우고 평생을 노력해야 한다고 했으니 오늘의 작은 깨달음을 통해 앞으로 조금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길 바라본다.
오늘은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글을 써보았다. 현재 17시 아침부터 하루 종일 짬짬이 글을 쓰다 보니 오늘도 나의 다섯 번째 블로그 글이 탄생했다.
아침의 설렘과 흥분은 퇴근 시간이 오면서 점점 초조함과 두려움으로 바뀌고 있고 불금이 슬픈 금요일로 바뀌고 있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불타는 금요일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그리고 하루빨리 코로나의 종결을 기대해 본다.